쌍로샤 / 문학소년들 (anomie_d님의 커미션)
* 회색으로 처리된 것은 민음사 번역,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따온 문장들입니다. “문학은 비극이어야만 해.” 알로샤 렌스키가 그 문장을 들은 것은 14세 시절의 겨울, 학교에서였다. 러시아답게 학교 건물은 나무로 지어졌다. 물론 러시아의 그럭저럭 시원한 여름과 아릴 정도로 매서운 겨울을 번갈아 겪는 동안 목재는 죄 비틀렸다. 그런 꼴을 당한 러시아의 공공건물이 흔히 그렇듯이, 그 점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어, 벌어진 창틀 사이로 시린 외풍이 스며들었다. 이따금 연극 동아리의 담당 선생은 동아리의 학생들을 외풍이 드는 교실로 모두 불러 모았다. 다음에 무대에 올릴 연극을 고른다는 이유에서였다. 미적지근한 토론이 지난 후에 선정된 작품은 안톤 체호프의 《이바노프》였다. 선생은 학생들의 선택이 꽤 만..
LOCKED
2019. 3.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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